짧은 글

누가 슬픔을 두려워하리

주호의 블로그2 2005. 2. 24. 14:11

 두렵지 않네
 떠도는 슬픔 한 자락

 둘러보면
 이 세상 천사들의 이름 모두가
 슬픔이니

 가장 아름다운 것은
 착한 것은
 깨끗한 것은

 하얀
 슬픔

 나는 친구처럼 함께 놀다가
 그 그림자 아래 앉아
 꿈을 꾸네

 나의 손가락은 떨면서
 슬픔의 속살 속 오색실 뽑아내어
 물레를 감고

 오래된 베틀에 앉네
 달빛에 취하여 시의 옷을 짜네

 내 빈 가슴 속으로
 느리게 차오르는 슬픔 한 자락 끌어안고
 온밤을 지새우네

 그리운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정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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