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주호의 블로그2 2005. 2. 24. 14:15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 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김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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