잛은 글

장진주(將進酒)

주호의 블로그2 2005. 2. 11. 09:32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삐 흘러 바다로 가 다시 못 옴을
또한, 보지 못하였는가
고당명경에 비친 백발의 슬픔
아침에 검던 머리 저녁에 희었다네
기쁨이 있으면 마음껏 즐겨야지
금잔에 공연히 달빛만 채우려나
하늘이 준 재능은 쓰여질 날 있을 테고
재물은 다 써져도 다시 돌아올 것을
양은 삶고 소는 저며 즐겁게 놀아보세
술을 마시려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잠부자, 그리고 단구생이여
술을 마시게, 잔을 쉬지 마시게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하리니
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보배니 부귀가 무어 귀한가
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옛부터 현자 달인이 모두 적막하였거니
다만, 마시는 자 이름을 남기리라.
진왕은 평락전에 연회를 베풀고,
한 말 술 만금에 사 호탕하게 즐겼노라
주인인 내가 어찌 돈이 적다 말하겠나
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귀한 오색 말과 천금의 모피 옷을
아이 시켜 좋은 술과 바꾸어오게 하여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 이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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