잛은 글

창 앞의 나팔꽃 넝물이

주호의 블로그2 2004. 11. 23. 09:56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흔들림을 보시고
지나가는 바람이 한숨짓는다 의심하실 양이면
그 푸른 잎 뒤에 내가 숨어
한숨짓는 줄 알아 주세요.

그대 뒤에서 작은 소리 들려
그대 이름 멀리서 부른다 의심하실 양이면
쫓아오는 그림자 속에 내가 있어
그대를 부른 걸로 생각해 주세요.

한밤중에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히 흩어져 설레이고
불타는 입김을 입술에 느끼시거든
눈에는 안 보여도 그대 바로 곁에
내 입김이 서린다고 생각해 주세요.

- 베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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